[BOOK] 비밀
제목 | 지은이 | 옮긴이 | 출판사 | 시작 | 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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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 | 소미미디어 | 2023.01.02 | 2023.01.06 |
소감
요즈음 3회 연속으로 사내 독서 모임에서 선정된 책을 다 못 읽어서 벌금을 내고 있었다. 한번 더 벌금을 내면 한동안 독서 모임에서 빠지려고 했었는데, 이 책이 선정되고 4일 만에 완독하였다. 소설이 뽑힌게 참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유명한 작가라 항상 베스트 셀러 목록에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선뜻 책이 손에 잡히지는 않았다. 뭐랄까.. 약간 드라마, 영화화를 노린 책인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다. 일본 소설을 읽었을 때마다 책들이 드라마, 영화화를 노린 상업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차라리 이런 책이라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어려운 책이었다면 또 완독하지 못해서 벌금을 내고 독서 모임을 잠시 쉬려고 했을 텐데 이 책이 쉽고 술술 읽히는 책이라서 독서 모임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고로 인해서 아내가 죽고, 이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가면서 생기는 일련의 이야기가 이 책의 줄거리라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아내는 결국 주인공의 아내가 아닌 딸로서 인생을 살기로 하고 자신이 사라지는 연극을 하게 되지만, 결혼식 때 주인공은 이것을 알게되지만 이를 비밀로 간직하고 살겠다는 것으로 책은 끝이난다.
사건마다 주인공이 너무 빠르게 현실을 인정하는 부분에서 어떻게 저렇게 빠르게 인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딸 몸속에 아내가 들어왔다는 것을 아내와의 기억 하나만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딸의 정신(?영혼)이 사라졌다는 것에 너무 빠르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 같았다. 아내, 아이 중 누굴 잃은 것이 덜 아플까는 사실 바보 같은 질문이긴 한데, 그 고통과 고뇌(!?)가 너무 쉽게 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내 입장에서도 그렇다. 자신의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갔는데 너무 쉽게 딸을 포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현재 상황을 남들에게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믿지 못하는 상황은 알겠지만, 비현실적인 상황에 부닥쳤다면 비현실적인 방법으로라도 딸의 영혼을 구하는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싶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자식을 구할 수 있다면 간이고 쓸개고 다 줄것 같기는 한데( 물론 더 커서 말을 안 들으면 생각이 바뀔 수 있을것 같기는 하다.) 남편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너무 쉽게 아이를 포기하고 순응하며 사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은 사실 언젠가 아내는 사라지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고 사라지는 수순으로 보였는데 마지막에 사실 사라지지 않고 사라진 것을 연기했다는 것이다. 사실 깊이 생각하면서 읽은 책이 아니라서 마지막 반전에 재미를 크게 느꼈던것 같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제목이 왜 비밀
인지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주인공이 참 불쌍해진다. 딸은 사고로 잃었고 아내는 딸의 몸을 빌려서 다른 사랑을 한다는 것인데, 한 사람만 아픈 사랑이 과연 좋은 사랑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서로 행복하여지려 사는 것인데 왜 한 사람은 가슴이 아프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사랑만 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하는 걸까. 한 사람만 너무 아픈 사랑이라 별로 좋아보이진 않는다.
여튼 간만에 읽은 소설이었고, 심지어 일본 소설은 몇 년 만에 읽은 것 같다. 아이들 독서 시간에 읽다 보니 순식간에 읽어버렸는데 재미있게 읽었지만 막 추천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 같다. 나처럼 오랜 기간 책을 등한시한 사람이 책을 다시 접할 때 읽으면 좋은 책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