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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공정하다는 착각

temperature of language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와이즈베리

★★★☆☆

공정하다는 착각: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이 책을 보면서 자기 반성과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지금 이룬 것들을 평소에도 운이 좋다고 생각해왔다. 당장 개발팀의 학력을 보아하도 국내 최고 대학들을 졸업하고 나오신 분들이 많다.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등등 가끔 내가 어떻게 회사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심지어 울 와이프도 어떻게 들어갔냐고 이야기할 정도니깐 말이다.

회사가 막 커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사람을 뽑을 때 운이 좋게도(?) 직전 회사가 월급이 밀리게 되고 우연찮게 본 공고를 통해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사실 이전에는 데이블이라는 회사가 있는지도 몰랐다.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팀장님들 덕분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하면서 일도 재미 있었고, 이전과는 다르게 보상도 많이 나왔기 떄문에 열심히 일한것 같다. 좋은것은 아니지만 야근을 많이 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평판도 개발팀 내에서 많이 받은것 같다. (일을 잘한다? 는 아닌거 같고.. )

이렇듯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만약 내가 지금 이력서를 다시 내고 면접을 본다면 합격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많이 든다. 그만큼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데 나도 책에 나온것처럼 의연중에 학습하지 않은 사람,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 약간의 깔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것 같다.

N년차가 되었는데 이것도 모른다고.? 이건 개발자를 하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위 와 같은 생각을 가끔 하는것 같다. 한데 이런 물음을 나에게 한다면 나는 단순히 그 사람보다 지식이 그만큼 더 있을 뿐이지 내가 능력있음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그만큼 능력이 있지도 않다.

나는 책에서 나온것처럼 그냥 때와 장소를 잘 만난 운이 좋은 사람일 뿐이지 능력있는 사람은 아니다. 능력이 있지도 않은데 능력이 있는체 하는 가장 최악의 케이스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가끔 인터넷을 돌아다니거나 만화를 보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자이다.

나는 살아남은 자가 아니다. 그냥 운이좋아서 재난에 휩쓸리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 이런 내가 능력주의자와 같은 태도를 가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금 더 노력하고, 운이 나쁜사람을 돌보아야 할것이다. 그리고 우리 애들은 이런 능력주의적인 세상에서 살도록 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아니다.)

좀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보게 하고 키우고 싶은게 부모로서의 소망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려면 나부터가 바뀌어야 할 것이고,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할것이다. 하지만 좋은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한데.. 참 고민이다. 착하지만 무능한것보다는 싸가지 없지만 유능한게 세상을 살기에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중간 지점을 잘 찾아야 겠지만 참 어려운것 같다.

여튼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사내 독서 동호회인데, 좋은 책이 선택되었다 싶다. 코로나 이후 개발 서적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읽은 책 같은데, 이렇게나마 책을 읽는 즐거움을 다시금 찾은것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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